[뉴스토마토 신수정 기자] 농협·수협·새마을금고·신협 등 상호금융권에서 중앙회장과 조합장 등 선거를 둘러싼 잡음이 지속되는 상황에서도 제도 개혁은 지지부진합니다. 노조가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으로 나뉘어 한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데다 감독 부처와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까지 기관별로 제각각인 탓에 제도 개선을 위한 공동 대응이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협중앙회 노조는 지난달 말 고영철 신협중앙회장의 측근으로 알려진 기획이사 A씨를 사전 선거운동과 불법선거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습니다. 지난 10일 진행한 결의대회에서는 "고 회장의 구체적인 연루 정황이 드러나면 위탁선거법 위반으로 추가 고발과 퇴진 운동을 전개하겠다"고 예고했습니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도 당선이 유력하다고 거론되던 2023년 말부터 2024년 초에 농협 계열사와 거래 관계인 용역업체 대표로부터 두 차례 걸쳐 1억원이 넘는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습니다. 또한 2024년부터 지난해까지 농협재단 핵심 간부를 통해 재단 사업비 약 4억9000만원을 유용해 선거 과정에서 도움을 줬던 조합원과 임직원에 답례 성격의 물품을 제공한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박차훈 전 새마을금고중앙회장 역시 재직 당시 자산운용사 대표 등으로부터 현금 1억원을 수수하고 선거법 재판 변호사 선임 비용 5000만원을 대납받은 혐의와 지난 2021년 12월 중앙회장 선거 기간을 전후로 상근이사들로부터 총 7800만원을 지속적으로 상납받은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6년의 실형과 벌금 2억원을 선고받았습니다.
노동진 수협중앙회장은 회장 선거 과정에서 투표권자들에게 성 접대를 제공했다는 위탁선거법 위반 의혹으로 지난 2023년 경찰 조사를 받았습니다. 해당 의혹은 2022년 말 수협 워크숍 당시 투표권을 가진 이사 5명과 부산의 한 유흥업소를 방문했다는 내용의 관계자 녹취록이 언론을 통해 공개되며 불거졌습니다.
이처럼 상호금융권 전반에서 선거법 위반 논란이 반복되고 있지만, 문제를 제기하는 주체부터 제도 개선을 추진할 주체까지 기관마다 분산돼 있어 선거제도 개혁은 속도를 내지 못하는 모양새입니다.
이들 중앙회는 한국노총소속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 산하에는 소속돼 있습니다. 그런데 농협의 지역 농협·축협(단위농협)은 민주노총 소속의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사무금융노조) 소속 산별노조로 구분됩니다. 중앙회 노조와 지역 농축협 노조로 이원화되면서 한국노총은 조직의 대외적 이미지나 지배구조 개선 측면으로 접근하는 반면, 민주노총은 현장 조합장들의 막강한 권한을 견제하는 측면으로 접근하는 차이를 보입니다.
소관 부처도 제각각입니다. 농협은 농림축산식품부, 수협은 해양수산부, 신협은 금융위원회, 새마을금고는 행정안전부로 나뉩니다. 이에 국회 상임위도 농축협과 수협은 농해수위로, 신협은 정무위로, 새마을금고는 행안위로 구분돼 감사를 받고 있습니다.
관련법 개정안을 다룰 때에도 상호금융권의 공통된 목소리가 반영되기 힘든 배경으로 지목됩니다. 위탁선거법 자체는 행안위 소관이나 중앙회장의 권한이나 선거 방식을 개선하는 법안은 농해수위나 정무위 소관으로 취급됩니다.
한 상호금융권 노조 임원은 "사회 대개혁 핵심 의제 중 하나가 민주화고, 민주화의 전진이라는 기조와 방향에 부합하는 선상이라면 선거법과 관련해 목소리를 모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선거제도 관련해서는 행안위에서 다루는데 기본적으로 새마을금고 말고는 행안위로 의제를 올리거나 하진 않아왔다"고 말했습니다.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새마을금고중앙회, 신협중앙회, 수협중앙회, 농협중앙회 사옥. (사진=각 사, 챗GPT 합성)
신수정 기자 newcrystal@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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