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넘버링 투표용지 배송하느라…상급 지휘권 발동 못해"
무번호 투표용지 배부에 사회복무요원도 동원
"신속한 보고 체계 갖춰지지 않아…개선 필요"
2026-06-12 17:27:35 2026-06-12 17:27:35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6·3 지방선거 당일 오전부터 투표용지 부족 우려가 있었음에도 일련번호를 부여하는 작업 때문에 신속한 대응이 불가능했다는 사실이 내부 조사 결과 드러났습니다. 부족한 투표용지를 투표소로 보내는 과정에서 사회복무요원까지 동원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조사를 맡은 선거관리위원회 진상규명위원회는 신속한 보고 체계가 갖춰지지 않았다며 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내렸습니다.
 
조현욱 투표용지 부족 사태 진상규명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10일 경기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과천청사에서 열린 투표용지 부족 사태 진상규명위원회 제1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현욱 선관위 진상규명위원장은 12일 경기 과천시 중앙선관위에서 3차 위원회의를 마친 뒤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밝혔습니다.
 
조 위원장은 "송파구 선관위 직원들이 모두 동원돼 무번호 투표용지 일련 번호를 넘버링하고, 그 용지를 투표소에 직접 배송하느라 위기 상황 대응을 못했다"며 "서울시선관위나 중앙선관위에 체계적인 보고도 하지 못했다. 현장 대응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투표용지 부족에 따른 업무절차 편람이나 지침 규정이 전혀 없었다"며 "무번호 투표용지에 대한 넘버링 기계조차 없어서 평소 사용하지 않던 기계로 넘버링을 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사용법을 익히면서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투표용지 이송 시 인수인계서를 작성해야 하고, 작성이 어려우면 특기사항에 수령 매수나 일련번호를 기재해야 한다"며 "이런 절차도 지켜지지 않았다"고 부연했습니다.
 
진상규명위가 파악한 지난 3일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시간대로 나눠 정리하면, 먼저 오전 11시58분께 읍·면·동 간사 서기가 모인 단체 대화방에서 송파구 선관위 간사 서기가 투표용지 부족 시 대응 방안을 물었고, 같은 날 오후 1시40분께 시장·교육감·시 비례 무번호 투표용지 일련번호에 일련번호를 부여했습니다.
 
오후 2시20분께에는 잠실4동 제7투표소로 부족한 투표용지가 운송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송파구 선관위는 일련번호를 기재하지 않은 채 투표용지를 현장에 배부하기로 했습니다. 여러 투표소에서 투표용지를 요청한 영향이라는 게 진상규명위 설명입니다.
 
서울시 선관위 직원은 오후 8시50분께 잠실7동 제2투표소를 방문해 미투표 선거인에 한해 투표시간을 오후 10시까지 연장하기로 결정했다고 진상규명위는 파악했습니다.
 
투표용지 배송 과정에는 사회복무요원까지 동원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조 위원장은 "처음에는 선관위 직원이 직접 (투표용지를) 배송했지만 오후 4시30분께부터 동시다발적으로 부족한 상황이 되자 사회복무요원까지 동원됐다"며 "투표소에서 간사 서기가 위원회로 방문해 수령하는 사태도 발생했다"고 했습니다.
 
조 위원장은 "종합적인 상황을 볼 때 상급위원회의 현장 지휘권이 전혀 발동하지 못했고, 신속한 보고체계도 갖춰지지 않았다"며 "이런 점들을 개선하기 위한 획기적인 선거 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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