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OLED, R&D 늦추면 중국에 또 역전…적극 지원해야”
“중, 2029년 한국 추월 가능성”
2026-06-14 11:38:16 2026-06-14 11:38:16
[뉴스토마토 박창욱 기자] 중국 디스플레이 기업들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장에서 빠르게 추격하면서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습니다. 과거 한국이 주도하던 액정표시장치(LCD) 시장을 중국에 내준 만큼, OLED 분야에서도 주도권을 지키기 위한 연구개발(R&D)과 설비 투자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LG전자 OLED TV.(사진=연합뉴스)
 
14일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가 발간한 ‘K-OLED의 경쟁력과 초격차 수성 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를 합산한 한국의 글로벌 OLED 시장 점유율은 68.7%로 집계됐습니다. 중국의 점유율은 31.2%였습니다.
 
양국의 격차는 중국이 OLED 시장에 진입한 이후 꾸준히 좁혀지고 있습니다. 2020년 한국의 OLED 시장 점유율은 87.3%, 중국은 12.1%로 격차가 75.2%포인트(p)에 달했습니다. 그러나  2023년 한국 73.6%, 중국 25.7%로 격차가 47.9%p로 줄었고 2024년에는 한국 67.2%, 중국 32.3%로 34.9%p까지 좁혀졌습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중국 기업의 OLED 생산능력이 2029년에는 한국을 추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놨습니다.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업체 BOE를 비롯한 중국 기업들은 자국 스마트폰 제조사에 공급하는 저가 OLED를 앞세워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 등에 쓰이는 중소형 OLED 패널 시장에서는 지난해 한국이 64%, 중국이 35.9%를 차지했습니다.
 
보고서는 중국 기업들이 스마트폰 OLED 시장에서 축적한 기술을 바탕으로 노트북과 태블릿 등 정보기술(IT) 기기용 OLED 패널 시장에서도 한국을 추격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2023년 3~4년 수준으로 평가됐던 양국의 IT용 OLED 기술 격차는 현재 2년 안팎으로 좁혀진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중국 기업들은 과거 LCD 시장에서 사용했던 저가 물량 공세 전략을 OLED 분야에도 적용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1995년 일본이 주도하던 LCD 시장에 진입한 뒤 지속적인 기술 개발과 투자 확대로 2004년부터 2020년까지 17년간 세계 1위를 유지했습니다. 그러나 중국 기업들이 정부 보조금 등 전폭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저가 공세에 나서면서 2021년 이후 LCD 시장 주도권은 중국으로 넘어갔습니다.
 
다만 보고서는 OLED 시장이 LCD와는 다른 구조를 갖고 있다고 봤습니다. LCD는 대규모 생산능력과 가격 경쟁력이 핵심이지만, OLED는 고객사별 수주형 사업 구조가 강해 단순한 가격 압박만으로 시장을 장악하기 어렵다는 설명입니다. 한국 기업들이 중국 기업으로부터 특허 기술 사용료를 받는 구조를 구축해 온 점도 긍정적 요인으로 꼽혔습니다.
 
그럼에도 중국 OLED 산업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고 빠르게 성장하는 만큼, 한국도 정책적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디스플레이 산업은 설비 투자 규모가 크고 투자 리스크가 높은 자본집약적 산업인 만큼, 기술 주도권을 유지하기 위해 정부 차원의 R&D와 투자 지원이 필요하다는 설명입니다.
 
보고서는 “양산 기술과 품질 면에서는 아직 격차가 있지만 중국이 공격적인 설비 투자를 지속해 기술 성숙도를 높이고 물량 공세를 펼칠 위험이 있다”며 “한국이 R&D 속도를 늦추면 중국에 OLED도 역전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박창욱 기자 pbtkd@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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