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12일 6·3 지방선거 이후 첫 현장 행보로 광주를 찾아 "지선 결과에 나타난 민심을 겸허히 받들고 더 낮은 자세로 일신우일신 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정 대표가 연일 낮은 자세를 보였지만 지도부에서는 책임지는 자세를 요구하는 친명(친이재명) 인사들과 이를 분열 조장이라며 맞서는 당권파 인사들의 신경전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12일 오전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이후 처음으로 열린 민주당 전남·광주 현장 최고위원회의가 열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 대표는 이날 오전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전남·광주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호남은 민주당의 부모님과 같은 존재"라며 "잘난 자식이든 못난 자식이든 늘 품어주는 부모님처럼 민주당이 부족해도 늘 품어주고 아껴주는 호남에 늘 감사드린다"고 말했습니다.
이 자리에는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당선인과 임문영 국회의원(광주 광산을) 등 이번 선거에서 당선된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습니다.
앞서 민주당 지도부는 광주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했습니다. 참배를 마친 정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5·18민주화운동에 희생된 영령들에게 저희가 많이 부족해서 죄송하다고, 앞으로도 잘하겠다고 말씀드렸다"며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방명록에는 '내란 잔재 청산! 5·18정신 헌법전문 수록! 이재명 정부의 성공!'이라고 썼습니다.
정 대표는 "부족한 것은 채우고 가다듬을 것은 더 가다듬겠다"며 "5·18 민주화운동 희생정신이 헛되지 않도록 더욱 견고하고 진지하게 성찰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과 행정통합에 따른 예산 지원도 언급했습니다. 이번 선거에서도 민주당에 압도적인 지지를 보낸 전남·광주를 가장 먼저 방문해 보답을 약속한 겁니다. 일각에서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정 대표가 '당심 다잡기'에 나섰다는 해석도 나옵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12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아 참배를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당원은 영원, 당권은 짧다"…"'분열의 언어' 안 돼"
이어진 최고위 발언에서는 친명(친이재명), 당권파 최고위원들의 설전이 벌어졌습니다. 황명선 최고위원은 "이번 6·3 지방선거는 승리하지 못했다. 실패했다"면서 "이길 수 있는 곳, 져서는 안 되는 곳에서 저와 당대표를 포함한 지도부 모두가 부족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반성과 성찰 속에서 이재명정부를 더욱더 단단하게 뒷받침할 수 있도록 단결하고 또 단결해야 한다"며 "짧은 임기에도 불구하고 다음 지도부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 연임하지 않겠다"고 역설했습니다. 지도부의 책임 있는 자세를 촉구하며 정 대표를 향해 '연임 포기' 압박을 가한 것으로 읽힙니다.
강득구 최고위원도 "국민과 당원은 영원하지만 당권은 짧다"면서 "우리는 이 사실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선거 결과에 대한 실망감을 드러낸 취임 1주년 기자회견 바로 다음날 정 대표가 "국민은 영원하고 정권은 짧다"고 발언한 것을 받아친 겁니다.
당권파 최고위원들은 이같은 '정청래 책임론'에 반발하며, 정 대표의 주요 공약인 '1인1표제' 필요성을 주장하고 나섰습니다. 정청래 지도부는 대의원과 권리당원 표의 등가성을 맞추는 1인1표제를 시도당·전국위원장 선출까지 확대 추진하고 있습니다. 전날 비공개 당무위원회에서 해당 내용이 담긴 당규 개정안을 의결했고, 이달 16일 중앙위원회 통과를 앞두고 있습니다.
문정복 최고위원은 "선거가 끝나면 평가는 필요하다. 부족했던 점은 돌아보고 고칠 것은 고쳐야 한다"면서도 "평가가 분열의 언어가 돼선 안 된다"고 직격했습니다. 이어 "선거 결과를 이유로 당을 흔들고 당원들의 선택보다 앞서 당의 방향을 정하려는 듯한 말과 행동은 결코 민주당스럽지 않다"고 덧붙였습니다.
차기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김민석 국무총리를 저격하기도 했습니다. 문 최고위원은 "이 대통령께서 국익을 위해 해외 순방을 나선 시간일수록 당과 정부는 더 공고하게 국정을 뒷받침해야 한다"며 "총리께서 시간을 쪼개서 당선자를 축하하는 것은 고마운 일이지만, 대통령 순방 중 국가를 대리하는 책임자가 연이틀이나 당선자 워크숍에서 축사하고 사진 찍는 것이 급박한 업무는 아닐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이럴 때일수록 각자의 정치적 계산보다 국정 안정과 당의 단합이 먼저"라며 "국정은 국정답게, 당의 경쟁은 당의 절차와 당원의 판단에 맡기는 것이 민주주의의 기본"이라고 했습니다.
이성윤 최고위원은 "1인1표제가 일반적인 민심과 괴리가 있다거나 당원 구성에 연령별 편중이라는 이유 등으로 '당원 1인1표제'를 공격하고, 치명적인 한계와 문제를 안고 있는 것처럼 오인하게 만드는 주장들이 있다"며 "당원들이 이뤄낸 당원 1인1표제를 흔들고 부정하는 일은 결코 묵과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지도부 간 설전에 정 대표는 "이 대통령께서 '평소에 우리 안의 작은 차이가 상대방의 그것보다 크겠느냐'라면서 단합·단결을 많이 말했다"며 "민주당이 어려움 속에서 단결해야 되지 않나 생각한다"고 다그쳤습니다.
또한 "다른 것을 틀렸다고 주장하면 안 된다"며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는 포용력 있는 민주당이 됐으면 좋겠다"고 부연했습니다.
광주=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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