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영혜·이원진 기자] 호르무즈 해협에 고립됐던 한국 선박들이 일부 무사 귀환하고 중동 전쟁 휴전 협상이 급물살을 타고 있지만 국내 산업계가 짊어져야 할 물류비용 부담은 여전히 막대합니다. 통항 차질 장기화로 선박 보험료와 해상 운임이 폭등한 데다, 좁은 해협의 병목 현상과 원유 도입선 변경에 따른 천문학적 비용이 겹치면서 해운·정유업계의 경영 불확실성은 쉽게 해소되지 않을 전망입니다.
HMM의 ‘유니버설 위너’호가 원유 하역을 위해 10일 울산항으로 진입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12일 외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호르무즈 해협 개방 시사 발언 이후 페르시아만 내부에 고립돼 있는 민간 선박들의 무사 귀환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는 분위기입니다. 국내의 경우
HMM(011200)의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유니버설 위너호’가 울산항에 입항한 데 이어 SK해운의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1척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습니다. 다만 현재 페르시아만 내부에 1500척에서 최대 2000척의 선박이 갇혀 있어 개방이 이뤄져도 극심한 병목현상이 불가피하며, 기뢰 잔존 가능성까지 제기돼 완전한 정상화까지는 수개월이 소요될 전망입니다. 현재 해협 내측에 남은 한국 선박은 24척, 선원은 139명에 달합니다.
물류비용 폭발은 해운업계를 옥죄는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호르무즈 해협 등 전쟁위험 지역 진입 선박에 부과되는 선박보험료는 사태 이전 대비 200~1000%대로 치솟았으며, 일부 보험료는 5000만원에서 5억8000만원으로 1056% 급등했습니다. 보험료와 체선 비용 상승은 고스란히 선사 운항비와 운임 폭등으로 이어집니다.
정부는 선사 경영안정 지원을 위한 추가경정예산 집행계획을 마련했지만 선사별 분배 논의가 길어지며 실제 지급은 지연되고 있습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현금 동원력이 풍부한 대형 선사들은 비교적 버틸 여력이 있으나 중소형 선사들은 자금 상황이 몹시 좋지 않다”며 “조속한 예산 지급이 이뤄져 즉각적인 선사 부담 완화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했습니다.
정유업계 역시 중동산 원유 도입 차질과 대체 유종 확보 비용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정유사들은 미국, 카자흐스탄 등으로 대체 공급선 확보에 나섰지만, 도입 계약부터 국내 도착까지 발생하는 시차와 유종 변경에 따른 정제설비 운용 비용이 경영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에 우회 파이프라인이 존재하지만 가용 물량이 제한적이고, 카타르 물량 상당수가 호르무즈를 통과해야 해 가스 발전용 연료 수급 차질까지 우려됩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해협 통항이 재개되더라도 물류비 상승으로 인한 공급망 리스크가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다”며 “새로운 에너지 안보 전략 마련이 시급하다”고 했습니다.
윤영혜·이원진 기자 yy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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