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차철우 기자] 실적 반등을 노리던 국내 면세점 업계의 침체가 다시 이어질 전망입니다. 고환율에 따른 업계의 비용 부담이 커진 가운데 소비 행태까지 변화했는데요. 여기에 미국과 이란 간 전쟁으로 유가 상승 여파까지 겹치며 면세업계의 회복 흐름이 꺾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6일 한국면세점협회(KDFA) 통계에 따르면 2025년 전국 면세점 매출액(기내 판매 제외)은 12조5340억원으로, 2024년 대비 약 12% 감소했습니다. 연간 매출 규모는 2016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지난 2019년 코로나19 펜데믹 이전인 24조9000억원과 비교했을 때 사실상 '반토막' 수준입니다.
신라면세점은 2025년 매출 약 3조2999억원을 기록했지만, 약 500억원의 영업적자를 냈습니다. 신라면세점은 수익성 개선을 위해 인력 감축과 조직 개편 등 구조조정을 단행했습니다.
롯데면세점의 2025년 매출은 2조8160억원, 영업이익은 518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습니다. 다만 연간 매출은 2024년 대비 13.8% 감소했습니다. 롯데면세점은 2024년 영업손실 1432억원에서 약 1950억원의 손익 개선을 이뤘는데요. 이는 개별·자유여행객 증가에 따른 매출 확대와 고정비 절감 등 경영 효율화 효과로 분석됩니다.
신세계면세점은 2조3055억원 매출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74억원 손실을 냈습니다. 수익성 중심의 사업 재편을 통해 적자 규모를 대폭 축소했지만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한 모습입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2025년 매출 1조140억원, 영업이익 2억원을 기록하며 7년 만에 연간 흑자로 전환했습니다. 이 역시 강도 높은 수익성 개선 작업과 동대문점 정리 등의 영향으로 적자를 간신히 벗어난 것으로 해석됩니다.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면세 구역 모습. 관광객들이 면세점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고환율에 유류비 상승까지…면세업계 '설상가상'
환율은 지난달 23일 1500원을 돌파하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을 뛰어넘었습니다. 면세업계는 환율 상승 영향으로 원가 부담이 커지며 가격 인하 효과를 내기 위해 기준 환율을 조정하기도 했습니다. 이 때문에 일부 국산 제품은 백화점보다 더 비싸지는 가격 역전 현상까지 생겼습니다.
면세점은 명품, 화장품 등을 달러로 직접 매입하는 구조인데요. 환율이 상승하면 매입 원가가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외상 매입 물량 결제 부담까지 더해지면 환차손 리스크(외화 표시 자산·부채의 원화 가치가 하락하여 발생하는 손실 위험성)도 가중될 수밖에 없는 겁니다. 특히 최근엔 과거 면세점 매출의 주요 고객인 중국 보따리상(따이공)까지 자취를 감췄습니다. 최근 여행객의 소비 행태도 달라지며 객단가도 함께 낮아졌습니다.
하지만 미국과 이란의 전쟁을 통해 유가 상승 등의 여파까지 겹치며 여행 수요 둔화로 면세업계의 부담은 더 커질 전망입니다. 대한항공 등 대형 항공사와 저비용항공사는 일제히 유류할증료까지 인상했습니다. 유류할증료는 전월 대비 약 3배가량 올랐습니다. 이에 따라 면세업계의 수익성 개선을 위한 고민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면세업은 해외여행 수요에 직접적으로 연동되는 구조인 만큼, 유류할증료 인상으로 항공권 가격이 오르면 여행 수요가 줄어들 수 있고 이는 잠재 고객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다만 그는 "면세 소비는 통상 여행 2~3개월 전에 선행되는 특성이 있어, 영향은 시차를 두고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며 "현재로서는 환율 상승 영향이 더 크게 작용하고 있어 유류할증료 인상에 따른 영향은 추이를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차철우 기자 chamato@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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