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어나는 '트럼프 청구서'…15% 관세까지 흔든다
알래스카 LNG 투자 압박 이어 최대 300% 관세 위협…대미 투자 이행 압박 지속
올해 1~9월 대미 흑자 847억달러…중간선거 앞두고 통상 압박 장기화 우려
2026-10-18 16:00:09 ㅣ 2026-10-18 17:09:23
[뉴스토마토 윤금주 기자] 미국 중간선거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미 투자 압박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사업에 대한 투자 요구에 이어 실제 투자 사례까지 거론하며 각국에 투자 이행과 속도전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한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15%로 낮추기로 한 합의에도 불구하고 추가 압박이 이어지면서 관세 합의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대미 투자 압박 수위 높이는 트럼프…관세 위협도 재점화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를 지렛대로 대미 투자를 압박해 왔습니다. 미국의 무역적자를 문제 삼아 관세 인상을 예고한 뒤 한국이 대규모 대미 투자에 합의하자 한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기로 했습니다. 다만 대미 투자 이행을 둘러싼 압박이 이어지면서 한국산 제품에 대한 15% 관세 합의에도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실제 투자 사례를 앞세운 압박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현지시간) 현대차의 미국 투자 계획을 직접 거론하며 해외 기업들의 대미 투자를 부각했습니다.
 
그는 "현대가 조지아주 웨스트포인트에 있는 공장을 확장하기 위해 5억6000만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방금 발표했다"며 "우리나라는 공화당의 리더십 아래 너무 잘나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날 조지아주 댈턴에서 열린 중간선거 유세에서 해외 기업들의 대미 투자를 언급하며 현대차의 투자 계획을 사례로 든 것입니다.
 
앞서 지난 1일에는 대미 전략투자 프로젝트를 발표하면서 협의 단계였던 알래스카 LNG 사업 투자를 확정된 것처럼 언급했습니다. 한국 측이 투자 확정 여부에 선을 긋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한국의 알래스카 투자에 대해 "성급하게 발표하지 않았다"며 "(한국이 투자하지 않겠다면) 나는 그들에게 더 많이 부과하면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추가 관세를 통한 압박도 이어졌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현지시간) 오하이오주 연설에서 "외국 기업이 이곳에 공장을 짓도록 하겠다"며 "그들이 그렇게 하지 않으면 우리는 150%, 200%, 250%, 30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6일(현지시간)에는 한국의 대미 투자와 관세 인하를 직접 연결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의 조선소 스패로우스포인트에서 연설하며 "한국은 최근 우리에게 1500억달러를 제공했다"며 "그 돈은 전부 조선업에 들어간다. 그것은 한국이 자국에 부과되는 관세를 낮추기 위한 방법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들은 자신에게 부과되는 관세를 낮추고 싶어 한다"며 "나는 '그러려면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8일에는 데이브 매코믹 미국 연방 상원의원이 대미 투자 이행 속도를 높이라고 압박했습니다. 한국이 조선업에 1500억달러, 다른 인프라에 200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실제 투자 이행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대미 흑자도 변수…중간선거 이후에도 투자 압박 지속
 
대미 투자 압박이 이어지는 가운데 대미 무역수지 흑자 확대도 부담 요인으로 꼽힙니다.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반도체 수출 호조로 수출이 늘면서 대미 무역수지 흑자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올해 1~9월 한국의 대미 무역수지 흑자는 847억달러를 기록했습니다. 3분기 만에 종전 연간 최대치였던 2024년의 556억달러를 크게 웃돌았습니다. 반도체 수출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올해 연간 흑자가 사상 처음 1000억달러를 넘어설 가능성도 커졌습니다. 대미 흑자 확대가 미국의 통상 압박을 강화하는 명분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부담이 커지는 상황입니다.
 
이처럼 대미 흑자 확대가 통상 압박의 빌미가 될 수 있는 상황에서, 중간선거 이후에도 투자 압박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송헌재 서울시립대 경제학부 교수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투자 압박에 대해 "중간선거를 앞두고 실적을 내기 위한 압박용이다"라며 "(중간선거 전까지) 트럼프 대통령은 할 수 있는 걸 다 해보려고 할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중간선거 이후 압박 수위에 대해서는 "한풀 꺾일 것이다"라면서도 "민주당이 중간선거에서 이기거나 다음번에 정권이 바뀐다 하더라도 이 같은 투자 압박 기조는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미국 경제가 썩 좋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지금처럼 대놓고 압박하지 않더라도 기조가 변하진 않을 것이다"라며 "계속 대비는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조지아주 달튼의 달튼시립공항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윤금주 기자 nodrin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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