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2025년 8월15일 알래스카 앵커리지에서 만남을 가졌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이현민 기자] 국제유가가 배럴당 110달러에 육박하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러시아 제재 유예 카드를 꺼냈습니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러시아산 경유 공급을 늘려 유가를 안정시키겠다는 구상인데요. 미국 민주당은 물론 집권 공화당과 우크라이나까지 "푸틴에게 굴복했다"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17일(이하 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국제유가의 기준인 브렌트유는 중동 긴장 고조로 배럴당 109.86달러까지 치솟았습니다. 이를 의식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국익을 이유로 러시아에 대한 신규 제재를 유예했습니다.
제재 유예 대상에는 러시아산 수입품에 최대 500%의 관세를 부과하고 러시아산 원유·천연가스 주요 구매국에 최대 100%의 관세를 매기는 조치 등이 포함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러시아산 경유 공급 확대에 합의한 바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대러 제재 유예 결정에 대해 "미국에 좋은 결정이 될 것이고 세계에도 좋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미국 정치권에서는 여야를 가리지 않고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공화당 톰 틸리스 상원의원은 "러시아 독재자에게 굴복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민주당 돈 바이어 하원의원도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배신했다"고 직격했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역시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러시아에만 도움이 되는 잘못된 결정"이라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제재 완화가 러시아의 전쟁 수행 능력을 강화하고 침략을 부추길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반면 푸틴 대통령의 경제 특사인 키릴 드미트리예프는 이번 조치를 "역사적인 순간"이라며 환영했습니다.
결국 국내 정치적 부담을 줄이기 위한 선택이 오히려 미국 내부의 초당적 반발과 우크라이나와의 갈등을 키운 셈입니다.
이현민 기자 topef12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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