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금주 기자] 중장기 금융 취약성을 나타내는 금융취약성지수(FVI)가 장기 평균을 웃돌며 13분기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단기 금융안정 상황을 보여주는 금융불안지수(FSI)도 주의 단계에 머물며 금융시장의 불안 요인이 이어졌습니다. 한국은행은 최근 서울 등 수도권 집값 상승과 주식시장 활황에 따른 레버리지 투자 확대가 금융 불균형을 키우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금융시스템 안정적이지만 취약성은 확대
한국은행은 2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2026년 6월 금융안정보고서'를 발표하고 우리나라 금융시스템이 대내외 불확실성 속에서도 대체로 안정적인 모습을 유지하고 있지만 금융 불균형 누증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밝혔습니다.
금융 지표를 보면 리스크 확대 폭은 크지 않지만 상승 흐름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금융취약성지수(FVI)는 올해 1분기 기준 46.0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장기 평균(2008년 이후 평균 45.7)을 웃도는 수준으로, 지난 2022년 4분기 46.5를 기록한 이후 13분기 만에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금융불안지수(FSI)는 올해 3~4월 18대까지 상승했다가 지난달 17.2로 소폭 하락했습니다. 다만 지난해 말 16.3보다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FSI는 12 이상 24 미만이면 금융 불안 가능성이 있는 '주의' 단계로 분류됩니다.
장정수 한은 부총재보는 이날 열린 브리핑에서 "우리나라 금융시스템은 대내외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실물 경제 성장세 확대에 더해 금융기관의 복원력과 대외 지급 능력이 양호한 수준을 유지함에 따라 대체로 안정적인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습니다.
유재현 한은 국제기획부장은 "우리나라의 순대외채권 규모와 낮은 단기 외채 비율,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가 지속되는 점 등 종합적으로 감안해 보면 충격에 대한 완충 역할을 하는 데에 부족하지 않은 수준"이라며 "국제통화기금(IMF)에서도 지난해 7월 대외 부모 평가 보고서에서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발생 가능한 광범위한 외부 충격에 대응하기에 충분한 수준이라고 평가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집값·빚투가 키운 금융불균형
한국은행은 최근 금융 취약성 확대의 배경으로 부동산시장과 자산시장의 금융 불균형 누증을 지목했습니다. 최근 반도체 수출 호조와 증시 강세에 힘입어 주식시장으로 자금이 유입되는 가운데 레버리지를 활용한 투자도 늘고 있습니다. 자산가격 상승기에 차입을 통한 투자까지 확대되면서 금융시스템 내 취약성이 누적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장 부총재보는 "최근에 주식시장에서 레버리지 투자가 늘어났는데 이를 통해 투자하면 가격의 변동성이 커진다"며 "가격이 떨어질 때 반대매매를 통해서 주식 처분하면서 변동성이 더 커지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외부 효과도 있다"며 "빚을 내서 투자하지 않은 사람도 같이 변동성이 커지면서 손실이 커지는 부분들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부동산시장 역시 금융 불균형을 키우는 핵심 요인으로 꼽힙니다. 주택가격 상승 기대가 커질수록 가계가 대출을 늘려 주택을 매입하고, 이는 다시 집값 상승을 자극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 가계부채는 올해 1분기 말 기준 1993조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했습니다. 특히 주택 관련 대출은 올해 1분기 말 1178조6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했습니다. 증가세는 다소 둔화했지만 4월 이후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 거래가 다시 활발해지면서 확대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 거래가 늘어난 영향이 반영됐다는 분석입니다.
장정수 한국은행 부총재보가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안정보고서(2026년 6월)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금융안정 위해 긴축 전환 시사
이에 한국은행은 금융 불균형과 금융 취약성 완화를 위해 긴축적 통화정책의 필요성에 무게를 뒀습니다. 장 부총재보는 "(금융 취약성 누적은) 부동산시장과 자산시장, 그에 따른 레버리지 투자 등에 기인한 것"이라며 "통화정책을 긴축 기조로 전환하면 그런 중장기 시계에서 금융 취약성과 금융 불안도 완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금리 상승이 취약차주의 상환 부담을 키울 수 있는 만큼 한은은 속도 조절에 나설 전망입니다. 장 부총재보는 "금리 인상은 금융 안정 측면에서 양쪽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부동산, 주식, 레버리지를 통한 투자로 인해 발생하는 취약 부분의 취약성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취약 부분 채무상환 부담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양방향이 있다"며 "금융 안정에 불안 요인이 되지 않도록 정부와 모니터링하고 또 협의해 나가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윤금주 기자 nodrin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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