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정부가 다음 달 세제 개편안을 발표하는 가운데, 이재명정부가 활용할 수 있는 부동산세 부담 확대 방안에 주택시장의 관심이 쏠립니다. 현재 정부의 부동산세 개편 핵심 방향은 비교적 분명합니다. 실거주 목적의 주택은 보호하되, 투기·투자 목적의 비거주 주택과 초고가 주택에는 더 큰 부담을 지우겠다는 구상입니다. 때문에 현재 거론되고 있는 방안은 국회 입법 과정 없이 손볼 수 있는 종합부동산세(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 상향, 종부세 과표 구간 조정,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 축소 등입니다. 다만 보유세 개편 방안의 핵심 카드로 거론되고 있는 공정시장가액비율 인상의 경우 자칫 실거주 1주택자의 세 부담까지 늘릴 수 있어 세제 개편안의 마지막 변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손쉬운 카드 '공정가액'…실거주 1주택자 세 부담 '발목'
24일 정부와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정부는 다음 달 말께 세제 개편안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현재 시장의 시선은 세제 개편안의 범위와 내용에 집중되고 있습니다. 이미 이재명 대통령이 부동산 세제 강화 필요성을 여러 번 언급하면서 정부가 활용할 수 있는 세 부담 확대 방안이 어디까지냐에 시장의 이목이 쏠립니다.
우선 세제 개편안에서 가장 먼저 거론되는 것은 보유세입니다. 앞서 이 대통령도 지난 8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우리나라 보유세는 대체로 낮다"면서 "서구 선진국처럼 보유 부담을 갖게 하는 것이 맞겠다"며 보유세 인상을 예고한 바 있습니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지난 16일 전남 해남 솔라시도 현장에서 "7월 안에 내부적인 의사 프로세스를 거쳐 보유세 개편안을 발표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습니다.
부동산 보유세를 높이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종합부동산세법 개정을 통해 세율 자체를 인상하거나, 시행령 개정을 통해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상향 조정하는 방법입니다. 이 중 공정시장가액비율은 시행령 개정만으로 조정할 수 있어 정부가 비교적 빠르게 꺼낼 수 있는 카드로 꼽힙니다. 때문에 현재 시장에서는 이번 세제 개편안에서 공정시장가액비율 상향을 기정사실화 하는 분위기입니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은 종부세 과세표준을 계산할 때 공시가격에서 공제 금액을 뺀 뒤 적용하는 비율입니다. 현재 주택분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은 60% 수준입니다. 이 비율을 높이면 세율을 그대로 두더라도 실제 세 부담이 늘어납니다. 앞서 이명박정부 시절 80% 수준이었던 공정시장가액비율은 문재인정부에서 95%까지 높였고, 윤석열정부 들어 다시 60%로 대폭 낮췄습니다.
문제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상향했을 때 세 부담을 지는 대상이 넓어진다는 점입니다. 현재 종부세 과세 기준은 공시가격 12억원 이상 주택입니다. 그러나 최근 서울을 중심으로 집값이 크게 오르면서 올해 5월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3억원4543만원에 달합니다. 공시지가가 매매가격의 60~70%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서울 지역 아파트를 보유한 사람이라면 대다수 종부세 대상이기에 공정가액비율을 올리면 자칫 실거주 1주택자에게도 부담이 전가될 수 있습니다. 때문에 정부의 고민도 이 지점과 맞닿아 있습니다. 이번 세제 개편안의 마지막 변수가 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비거주 1주택자 혜택 축소…임대사업자 혜택도 '싹둑'
아울러 종부세는 과표구간 세분화 가능성도 거론됩니다. 현재 종부세는 과표 3억원 이하부터 94억원 초과까지 7단계로 나눠 0.5~2.7%의 세율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20억~40억원대 고가 주택을 겨냥해 과표 구간을 세분화하고, 현재보다 높은 세율을 적용할 가능성도 있다는 게 시장의 관측입니다.
양도소득세로 대표되는 거래세 개편은 비거주 1주택자 혜택 축소에 맞춰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현재는 2년 거주 요건만 채우면 장기보유특별공제를 통해 최대 40%까지 양도차익을 공제받을 수 있습니다. 이 대통령도 이를 두고 혜택이 과도하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때문에 1가구 1주택자가 12억원 초과 주택을 3년 이상 보유하고 2년 이상 거주하면 양도차익을 최대 80%까지 공제해 주는 장특공 혜택을 축소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됩니다.
또 매물을 늘리기 위해 다주택자에 더해 임대사업자에 대한 세제 혜택 축소도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때문에 등록 임대 다주택 보유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예외 혜택 축소가 거론됩니다. 문재인정부 시절 도입된 등록임대주택 제도는 현재 신규 등록은 중단됐지만 기존 등록자들은 여전히 세제 혜택을 받고 있습니다.
이 밖에 연말 일몰 예정인 상생임대주택 제도 종료, 기업의 비업무용 부동산 보유세 강화 등이 검토 대상으로 거론됩니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현재 세제 개편안 준비 중으로,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고 말을 아꼈습니다.
서울 시내의 부동산 중개업소에 매물 정보가 표시돼 있다. (사진=뉴시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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