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융자 36조·반대매매 5배…금감원, 빚투 경고등 켰다
미수거래 유도 영업 자제 주문…투자자 위험 고지 실효성 제고
증권사 CRO 긴급 소집…신용공여·유동성 관리 강화
2026-06-24 16:41:34 2026-06-24 16:51:19
[뉴스토마토 김주하 기자] 신용융자 잔고가 36조원을 넘고 미수거래 반대매매 규모가 1년 새 5배 가까이 늘어나자 금융당국이 증권업계에 경고장을 꺼내 들었습니다. 금융감독원은 주요 증권사 최고리스크관리책임자(CRO)를 소집해 신용융자·미수거래 리스크 관리 강화와 투자자 보호 대책 마련을 주문했습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과 황성엽 금융투자협회장이 잇따라 레버리지 투자 위험성을 경고한 가운데 금융당국의 경계 수위도 한층 높아지는 모습입니다.
 
금융감독원은 24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서재완 금융투자부문 부원장보 주재로 증권사 CRO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를 열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간담회는 주가·금리·환율 등 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응해 증권사의 리스크 관리와 투자자 보호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습니다.
 
(사진=금융감독원)
 
최근 시장 상승 과정에서 신용거래가 급증하면서 금융당국의 경계 수위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금감원에 따르면 신용융자 일평균 잔고는 지난해 20조9000억원에서 올해 1월 28조8000억원, 3월 32조9000억원을 거쳐 5월 36조3000억원까지 증가했습니다. 미수금 일평균 잔고도 지난해 9000억원에서 올해 5월 1조4000억원으로 늘었습니다.
 
반대매매 규모 역시 빠르게 확대되고 있습니다. 주요 10개 증권사 기준 신용융자·미수거래 일평균 반대매매 규모는 지난해 100억2000만원에서 올해 5월 373억6000만원으로 증가했습니다. 특히 미수거래 반대매매는 59억9000만원에서 297억6000만원으로 약 5배 늘었습니다.
 
이날 간담회에서 서 부원장보는 증권사들이 규정에 따른 기계적 리스크 관리에 머물지 말고 시장 상황과 투자자 보호 필요성을 함께 고려한 선제적 대응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형식적인 신용공여 한도 운영을 지양하고 탄력적이고 능동적인 리스크 관리 체계를 운영할 것을 주문했습니다.
 
미수거래에 대해서는 시장 변동성 확대 국면에서 과도한 투기 수요를 유발하고 증권사 건전성 부담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미수금 미상환에 따른 채권 부실화와 시장 전반의 리스크 확산 가능성에도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금감원은 투자자가 충분히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미수거래가 발생하거나 이를 사실상 유도하는 영업 관행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또한 신용융자와 미수거래 구조, 반대매매 발생 요건, 손실 가능 범위 등을 투자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위험 안내를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단순한 약관 설명을 넘어 시각 자료 활용과 직관적인 설명 방식 등을 통해 설명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증권사의 건전성과 유동성 관리도 주요 논의 사항으로 다뤄졌습니다. 금감원은 거래 규모 확대에 따라 결제 유동성 확보를 위한 단기 자금 조달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며 단기 조달 규모와 만기 분포를 점검하고 비상자금조달 계획의 적정성을 재검토할 것을 주문했습니다. 금리 변동에 대비한 선제적 대응과 손실흡수 능력 확충 필요성도 강조했습니다.
 
레버리지 투자 확대를 둘러싼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22일 기자간담회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와 관련해 "어떻게든 그때 드러누워서 막았어야 했나 개인적으로 반성하는 상황이고, 후회를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차입투자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지만 시가총액 상승으로 위험이 가려지는 '통계 착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신용·미수거래 관련 안전장치 마련 필요성도 언급했습니다.
 
황성엽 금융투자협회장도 23일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증시 과열을 경계했습니다. 황 회장은 "최근 국내 증시가 역사적으로 보기 어려울 정도의 급등을 보였다"며 "언젠가는 조정 국면이 올 수밖에 없는 만큼 시장의 체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또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와 관련해 특정 종목 쏠림과 변동성 확대 가능성을 우려하며 투자자 보호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간담회에 참석한 증권사 CRO들도 시장 상황을 반영한 위험관리 강화와 실효성 있는 투자자 보호 필요성에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서 부원장보는 "투자자가 충분히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미수거래가 발생하거나 이를 사실상 유도하는 영업관행은 자제해 달라"며 "투자자가 신용융자·미수거래 구조와 반대매매 위험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투자자 위험 안내를 강화해 달라"고 말했습니다.
 
김주하 기자 juhah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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