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창욱 기자] 미국 태양광 업계가 중국산 태양광 셀에 이어 한국산 제품에 대해서도 우회관세 조사를 정부에 요청하면서, 국내 태양광 업계에 대한 견제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그동안 중국과 동남아산 제품에 집중됐던 미국의 태양광 무역분쟁이 한국산 제품으로까지 확대되는 양상입니다. 업계에서는 미 태양광 시장 내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이번 청원이 시장 점유율을 둘러싼 견제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한화큐셀 미국 카터스빌 공장 전경. (사진=한화큐셀)
24일 외신과 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캐나디언솔라·SEG솔라·헬리에네 등 미국에서 태양광 패널 공장을 운영하는 3개사는 한화큐셀의 미국법인 큐셀스가 관세를 피하기 위해 셀 생산기지를 중국에서 한국으로 옮겼다고 주장하는 내용의 청원서를 미 상무부에 제출했습니다. 셀은 태양광 모듈을 구성하는 핵심 부품으로, 햇빛을 전기로 바꾸는 역할을 합니다.
이들 업체는 일부 한국산 셀이 사실상 중국산 제품의 관세 회피 통로로 활용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미 무역법상 제3국을 통한 가공이 미미한 수준일 경우 해당 국가 수입품에도 기존 관세를 확대 적용할 수 있습니다. 청원 측 법률대리인인 존 아베센 변호사는 “큐셀 등에 책임을 물을 때가 됐다”며 “미 태양광 제조업체 간 공정한 경쟁이 가능하도록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으려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미국은 그동안 중국산 태양광 제품에 반덤핑·상계관세를 부과해 왔으며, 이후 중국계 업체들이 베트남·태국·말레이시아·캄보디아 등 동남아 공장을 통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제품에 대해서도 우회관세 적용 범위를 넓혀왔습니다. 이번 청원으로 견제 대상이 한국산 셀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된 셈입니다.
한화큐셀은 해당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입니다. 미국 내 생산시설 확대와 현지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는 만큼 중국산 우회 수출과는 무관하다는 설명입니다. 큐셀스 대변인 마르타 스토엡커는 “우리는 미국 내 태양광 제조 리쇼어링(국내 복귀)을 주도해 왔으며, 강력한 무역 집행을 지지해 온 10년의 기록을 갖고 있다”며 “증거를 통해 해당 주장이 근거 없음이 밝혀질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실제로 한화큐셀은 최근 미 조지아주 카터스빌 공장의 셀 생산라인을 완공함으로써, 잉곳부터 웨이퍼, 셀, 모듈로 이어지는 태양광 핵심 밸류체인의 수직계열화를 달성했습니다.
한화큐셀 측도 “청원 측이 주장하는 진천공장은 실질적인 제조 기지”라며 “중국 공장은 2024년 상반기 모두 철수했다”고 했습니다.
한화솔루션의 미국 조지아주 태양광 모듈 시설. (사진=한화솔루션)
업계에서는 이번 청원이 실제 관세 부과 여부와 별개로 미 태양광 시장 내 경쟁 심화에 따른 견제 성격이 있다는 시각이 나옵니다. 청원에 참여한 업체들 역시 미국 내 생산시설 확대를 추진 중인 기업들인 만큼, 이전부터 입지를 넓혀온 한화큐셀을 압박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분석입니다.
한화큐셀은 미 태양광 모듈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우드맥킨지에 따르면 한화큐셀은 2025년 기준 미국 주택용 모듈 시장에서 38.5%, 상업용 모듈 시장에서 15.5%의 점유율을 차지했습니다. 주택용 모듈 시장에서는 8년 연속, 상업용 모듈 시장에서는 7년 연속 1위를 유지했습니다.
태양광 업계 관계자는 “이번 청원은 실제 공급망 구조와 맞지 않는 부분이 적지 않다”며 “한화큐셀의 미국 시장 영향력 확대에 대한 견제 성격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고 말습니다. 이어 “한화큐셀이 최근 솔라 허브 구축까지 마무리한 만큼, 경쟁사 입장에서는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미 업계에서 경쟁사 간 로비와 청원이 드문 일은 아닌 만큼 이번 사안도 시장 경쟁의 연장선이라고 보인다”고 봤습니다.
박창욱 기자 pbtkd@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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