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3월14일 아랍에미리트(UAE) 푸자이라에서 한 남성이 푸자이라의 석유 시설에서 요격된 이란 드론 파편이 떨어져 화재가 발생한 가운데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고 있다. (사진=AP/뉴시스)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로 중동 재건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건설업계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전쟁으로 훼손된 에너지 인프라 복구 수요가 막대한 데다 최근 국내 신규 원전 부지까지 확정되면서 국내외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맞고 있습니다.
에너지 컨설팅업체 라이스타드에너지는 이번 분쟁으로 손상된 중동 에너지 인프라 복구 비용을 최대 580억달러(약 88조원)로 추산했습니다. 이 가운데 절반가량이 엔지니어링·건설 부문에서 발생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피해 시설 상당수가 정유·가스 플랜트처럼 공정이 복잡하게 얽힌 산업설비여서, 단순 보수가 아닌 공정 전반을 복원하는 작업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환경은 중동에서 다수의 설계·조달·시공(EPC) 실적을 쌓은 국내 건설사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설계 도면과 공법을 이미 파악한 원시공사가 복구 수주에서 앞설 수 있어서입니다. 현대건설과 삼성E&A, GS건설, DL이앤씨, 대우건설 등은 사우디아라비아와 UAE, 카타르, 쿠웨이트 등에서 대형 에너지 프로젝트를 수행해왔습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전후 복구 사업은 공기 단축이 중요한 만큼 발주처 입장에서는 기존 사업 수행 경험이 있는 업체를 우선 검토할 가능성이 높다"며 "결국 사업 규모는 각 회사가 어느 정도의 수행 역량을 확보하고 있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피해 규모가 가장 큰 이란 시장도 관심 대상입니다. 우리나라는 2016년 한·이란 정상회담을 계기로 약 50조원 규모의 인프라·에너지 협력 양해각서를 맺은 바 있어, 제재가 풀릴 경우 당시 사업을 발판으로 한 재협상과 신규 발주 가능성도 거론됩니다.
다만 업계에서는 신중론도 적지 않습니다. 제재 완화와 재건 계획 등 핵심 쟁점이 향후 60일간의 후속 협상에 달려 있어 실제 발주 시점은 여전히 불투명합니다. 특히 이란은 미국의 세컨더리 보이콧 대상이어서 금융거래 정상화와 제재 해제가 선행돼야 진출이 가능합니다. 2015년 핵합의 당시에도 실제 사업화까지 2년 6개월 이상 걸린 전례가 있고 저유가와 전쟁으로 악화된 산유국 재정, 저가 수주를 앞세운 중국·인도 업체와의 경쟁도 변수로 꼽힙니다.
한편 국내에서는 원전 시장 재가동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신규 대형 원전 후보지로 경북 영덕을, 국내 첫 소형모듈원전(SMR) 부지로 부산 기장을 선정했습니다. 신규 원전 부지가 확정된 것은 14년 만입니다.
이번 결정으로 대형 원전과 SMR이 동시에 추진될 기반이 마련됐습니다. 원전 시공 경험을 갖춘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대우건설 등이 주요 참여 기업으로 거론됩니다. 원전은 발전 설비뿐 아니라 토목·건축·기계·배관 등 여러 공정이 결합되는 고난도 사업인 만큼 건설업계 전반으로 파급 효과가 확산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컨소시엄 방식으로 추진되는 특성상 중견사도 보조 설비나 특화 공정 등으로 참여할 여지가 있습니다.
특히 기장 SMR은 국내 첫 SMR 건설이라는 상징성을 갖습니다. 초도호기로 실증과 시공 경험이 쌓이면 초기 경쟁 단계인 글로벌 SMR 시장에 진출할 때 활용할 실적이 확보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입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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