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치영(가운데) 포스코이앤씨 사장이 지난해 12월 서울 여의도역 신안산선 공사 사고 현장에서 사과문을 발표한 뒤 고개를 숙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지난해 잇따른 중대재해로 공사가 중단되고 대규모 손실이 발생한 포스코이앤씨가 재무구조 악화와 신용등급 하향 압박까지 맞닥뜨리며 복합 리스크 국면에 진입했습니다. 최근 3년간 9건의 중대재해가 누적된 가운데 PF 부실, 지방 미분양, 해외사업 손실이 동시에 이어지고 있습니다. 올해 1분기 해외 수주는 전무하고 국내 도시정비 수주도 1건에 그치는 등 실적 반등의 가시적 신호는 아직 없는 상태입니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포스코이앤씨의 실적은 지난해 급격히 악화됐습니다. 별도 기준 2025년 1분기 23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던 포스코이앤씨는 3분기 누적 기준 2616억원으로 적자 전환했고, 연간 기준으로는 451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적자 전환했습니다. 매출 역시 2024년 9조4687억원에서 6조9031억원으로 약 27% 감소하며 외형과 수익성이 동시에 후퇴했습니다.
실적 악화의 주된 원인은 현장 사고와 해외 사업 부진이 겹친 결과입니다. 신안산선 5-2공구 붕괴 사고에 따른 공사 중단과 손실 반영, 폴란드 바르샤바 소각로 EPC·말레이시아 Pulau Indah 발전 등 해외 현장의 지체상금(LD) 발생이 수익성을 끌어내렸습니다. 인프라사업본부는 3분기까지만 누적 영업손실이 2565억원에 달했고, 지난해 12월15일 결국 플랜트사업본부에 흡수 통합됐습니다. 플랜트·인프라 통합 부문의 연간 영업손실은 5470억원으로, 전체 영업손실(4515억원)을 웃도는 수준입니다.
재무구조 역시 빠르게 악화됐습니다. 2025년 말 기준 부채비율은 172.6%로 전년(118.1%) 대비 54.5%포인트 상승했고, 차입금 잔액(사채 포함)은 1조171억원에서 1조9985억원으로 약 97% 급증했습니다. 영업손실을 외부 차입으로 보전하는 구조가 형성된 것입니다. 이 같은 흐름은 신용도에도 반영돼 회사채 신용등급 전망은 지난해 말 'A+(안정적)'에서 'A+(부정적)'으로 하향 조정됐습니다.
신용등급 하향 초읽기·1분기 해외수주 '0'…턴어라운드 험로
부정적 전망은 통상 6개월 내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을 내포하는 만큼, 올해 상반기 예정된 정기평가에서 포스코이앤씨의 신용등급이 하향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립니다. 신용등급이 하향될 경우 조달 비용 상승과 자금 조달 여건 악화가 맞물리며 재무 부담이 한층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입니다.
이미 악화한 재무구조는 자금조달 방식에서도 뚜렷하게 드러납니다. 포스코이앤씨는 2025년 회사채 약 4000억원과 기업어음(CP) 2500억원을 포함해 총 6500억원 규모의 증권성 자금을 조달했습니다. 특히 CP와 같은 단기 조달 수단이 확대된 점은 단기 자금 수요가 커졌음을 보여줍니다. 과거에는 만기 도래 채무의 차환 목적 조달이 중심이었지만, 2025년에는 운영자금 확보 성격이 강화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공사 중단과 사고 관련 비용, 원가 상승 등으로 현금 유출이 확대된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유동성 측면에서도 부담이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말 기준 1년 내 상환해야 할 유동성 차입금은 1조1122억원으로 전년(5301억원) 대비 두 배 이상 급증했습니다. 반면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조1174억원으로 유동성 차입금과 거의 같은 수준입니다. 금융기관 예치금을 포함해도 1조2462억원으로 단기 상환 부담을 간신히 웃도는 수준이며, 여유 현금은 약 1340억원에 불과해 상환 여력이 빠듯한 상태입니다.
현금 여력이 쪼그라든 배경에는 PF 사업 부실을 본사가 떠안은 구조도 자리하고 있습니다. 포스코이앤씨는 이미 자본잠식 상태(순자산 -315억원)였던 PF 법인 마스턴제123호여주삼교피에프브이에 1660억원을 대여했으나 결국 지배력을 상실했습니다. 대위변제를 통해 채권자 지위를 직접 떠안았음에도 회수한 금액은 759억원에 그쳤고, 나머지 901억원은 지배력 상실과 함께 장부에서 제거됐습니다.
미분양 리스크 역시 이미 손익에 반영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대손상각비는 1742억원으로 전년(987억원) 대비 76% 급증했으며, 보고서는 그 원인을 '대구 지역 등 지방 미분양 증가'로 명시했습니다. 지방 PF 노출도 광범위합니다. 사업보고서상 수도권 외 지역 PF 채무인수 잔액은 대구 2254억원, 부산 906억원, 인천 944억원, 구미 85억원 등 총 4189억원에 달합니다. 지방 분양시장 침체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이들 사업장에서 추가 손실이 발생할 경우 본사 재무 부담으로 직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해외 종속기업 부실도 현실화하고 있습니다. 연결 대상 해외 종속기업 12곳 중 8곳이 지난해 손실을 기록했으며, 인도네시아·태국·미국·말레이시아 법인 등 4곳은 완전자본잠식 상태입니다. 인도네시아와 미국 법인은 각각 63억원의 총포괄손실을 냈습니다. 국내 종속기업인 알앤알물류도 순자산 -823억원의 자본잠식 상태로, 단기차입금 채무불이행이 해소되지 않아 감사인으로부터 의견 거절을 받았습니다. 당기 중에는 브라질 법인이 파산하고 베트남 법인은 지분 매각으로 연결 범위에서 제외됐습니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올해에는 안전을 최우선으로 한 경영 기조를 유지하고, 'Right 수주·Right 수행·Right 수금' 체계를 확립해 올해 턴어라운드를 본격화할 것"이라며 "도시정비 수주는 약 6조5000억원을 목표로 서울·수도권 위주로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올해 1분기 실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해외 수주는 1건도 없었으며, 도시정비 분야에서는 문래현대5차 리모델링(1709억원) 1건에 그쳤습니다. 신반포19·25차, 중림동 재개발, 목동 신시가지 등 수도권 정비사업 수주를 노리고 있으나 삼성물산·현대건설 등 대형사와 접전이 예상되는 곳들로 수주 성사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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