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주하 기자] 중동 전쟁을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군사 압박 발언이 맞물리며 국내 증시가 하루 단위로 방향을 바꾸는 '일희일비 장세'에 진입했습니다. 전쟁 관련 뉴스에 따라 지난주(30~3일) 증시는 급등락을 반복하며 사이드카가 잇따라 발동되는 등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습니다. 증권가는 이번주(6~10일)에도 전쟁 변수와 삼성전자 실적 발표, 미국 물가지표 등 주요 이벤트에 따라 증시 방향이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3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143.25포인트(2.74%) 오른 5377.30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호르무즈 해협 개방 기대감에 장중 한때 5400선을 터치했지만 미국이 이란 수도 테헤란과 인근 도시를 연결하는 고속도로 교량을 공습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상승폭이 제한됐습니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9490억원 순매수를 기록하며 지난달 18일 이후 12거래일 만에 순매수로 돌아섰습니다. 기관도 8576억원 매수 우위를 보였고 개인은 2조4160억원 순매도했습니다.
지난주 코스피는 전주 대비 61.57포인트(1.13%) 하락한 5377.30에 마감했고 코스닥은 77.76포인트(6.81%) 내린 1063.75로 낙폭이 더 컸습니다. 전쟁 관련 뉴스에 따라 지수가 급등락하면서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총 네 차례 매수·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되는 등 변동성이 확대된 한 주였습니다.
시장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이 단기 증시 방향성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보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현지시간) 대국민 연설에서 향후 2~3주 동안 이란에 대한 강도 높은 군사 압박을 이어갈 수 있다고 밝히며 협상과 군사 대응을 병행하는 전략을 시사했습니다. 이란의 주요 무기 상당수가 지하 시설에 숨겨져 있어 공습만으로는 전력 제거가 어렵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지상군 투입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습니다.
증권가는 이번주 코스피 예상 밴드를 5000~5700포인트로 제시했습니다. 상승 요인으로는 삼성전자 잠정실적 발표와 미·이란 휴전 가능성, 하락 요인으로는 유가 불확실성과 지정학적 리스크가 꼽힙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발언에 따라 하루 오르고 하루 내리는 일희일비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전쟁 관련 뉴스 흐름에 따라 단기적으로 지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출구 전략을 찾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변동성은 공포를 활용한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번주에는 주요 정책 및 경제 이벤트도 예정돼 있습니다. 6일 미국 3월 공급관리협회(ISM) 서비스업지수, 7일 삼성전자 1분기 잠정실적 발표, 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공개, 9일 미국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발표, 10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예정돼 있어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을 키울 가능성이 있습니다.
주목할 업종으로는 반도체와 방산, 전력 인프라, 에너지 관련 업종이 꼽힙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호르무즈 해협 통행 문제로 에너지 수급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전력원과 에너지 관련 업종이 당분간 피신처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원전과 재생에너지, 배터리 등 전력 관련 산업과 방산, 통신·필수소비재 등 저베타 방어주가 상대적인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지난 3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김주하 기자 juhah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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