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쏠린 캐피탈…"물적금융 확대 위해 규제 개선해야"
리스 실행액 비중 53.4%→81.6%
자산 선택·위험 분담·조달 확대·판매채널 고도화 필요
2026-10-19 17:18:59 ㅣ 2026-10-19 17:25:27
[뉴스토마토 배희 기자] 캐피탈사의 리스 사업이 자동차 금융에 편중된 가운데 산업 설비와 미래 모빌리티 등으로 물적금융 공급을 확대하기 위한 정책적 규제 개선이 필요하다는 업계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19일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2026 캐피탈 미래비전 포럼'에서는 캐피탈사의 물적금융 확대를 위한 제도 개선 필요성이 제기됐습니다. 물적금융이란 리스·렌탈·할부처럼 차량이나 설비 등 실물자산을 매개로 자금을 공급하고, 그 가치를 금융 조건에 반영하는 금융을 뜻합니다.
 
윤종문 여신금융협회 여신금융연구소 실장은 정부의 생산적 금융 정책이 투자 자금을 공급하지만, 자금을 들인 설비의 잔존가치 위험을 다루는 금융 장치는 부재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캐피탈사의 물적금융 역량으로 이 공백을 메울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물적금융 핵심 역량으로는 잔존가치 산정과 자산 관리, 회수 및 재유통 경험이 꼽혔습니다. 캐피탈 업권은 지난 30년간 자동차 금융을 운용하며 차종과 연식, 주행거리 등을 바탕으로 차량의 반납 시점 가치를 예측하는 역량을 쌓았습니다. 계약 기간에는 정비·보험·사고 처리 등을 통해 자산을 관리하고, 반납되거나 연체된 차량을 회수해 매각하는 경험도 축적했습니다. 윤 실장은 이러한 캐피탈사의 역량이 생산적 금융 설비와 전기차·배터리 중심 미래 모빌리티로 확장할 수 있다고 봤습니다. 정책자금이 닿지 않는 소액 설비 수요를 보완하고, 미래 모빌리티의 보유·이용·처분을 하나의 계약으로 관리하는 식입니다.
 
현재 캐피탈사 리스 사업은 자동차 금융에 편중돼 있습니다. 2005년 53.4%였던 자동차 리스 실행액 비중은 지난해 81.6%까지 높아졌습니다. 반면 설비투자 중 자동차 외 리스 비중은 1.3%에 그쳤습니다. 1990년대 중반 설비투자의 약 20%를 공급했던 리스가 자동차 금융 중심으로 바뀐 결과입니다. 윤 실장은 자동차 외 리스 비중이 2011년 수준(2.9%)만 회복해도 연간 약 3조8000억원의 설비가 추가로 리스를 통해 공급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윤 실장은 "내용연수가 끝나지 않은 자산에 굉장히 큰 불확실성이 있는 상황에서 금융서비스가 원활히 이뤄지고 필요한 수요를 매칭하려면 물적금융 전문성을 가진 회사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일본 리스시장의 경우 1990년대 리스 취급액이 높았지만, 조달과 중고자산 처분, 업무 범위 제약이 함께 완화되면서 항공·물류·에너지·인프라 등 인접한 실물자산으로 수익 기반이 옮겨 갔습니다. 유럽의 제조사 계열 금융회사와 리스사도 렌탈·구독·차량 관리·충전을 아우르는 모빌리티 사업자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일본·영국·유럽연합(EU)에서는 정책이 리스사의 위험 일부를 분담해 민간 자금의 설비투자 유입을 유도하는 방식도 활용되고 있습니다.
 
윤 실장은 해외 사례를 바탕으로 △자산 선택 △위험 분담 △조달 확대 △판매 채널 고도화를 여신금융회사 사업 전환의 조건으로 제시했습니다. 국내 캐피탈 산업이 네 조건을 갖추려면 제도 기반의 정비가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2026 캐피탈 미래비전 포럼'에서 제시된 물적금융 확장을 위한 규제 개선 패키지. (자료=여신금융협회)
 
국내 캐피탈사는 리스 종료 후 반납받은 차량을 직접 매매하기 어렵고, 본업과 연계한 보험 판매에도 제약이 있습니다. 자산의 이용뿐 아니라 처분까지 관리해야 물적금융이 완결되는 만큼 반납 자산에 한정한 매매업 허용과 본업 연계 보험 판매를 검토해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총자산 기준 레버리지 규제 역시 자산별 위험 차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분석입니다. 신용등급에 따른 조달금리 격차도 커지면서 새로운 자산군으로 사업을 확장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윤 실장은 생산적 금융 자산에 대한 레버리지 규제를 유연하게 적용하는 방안도 제시했습니다.
 
윤 실장은 "규제들을 완화했을 때 결국 리스 사용자에게 이익이 돌아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미래산업에 필요한 것은 돈뿐만 아니라 설비를 쓰고 난 뒤에 값을 제대로 매겨줄 금융"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윤종문 여신금융협회 여신금융연구소 실장이 '2026 캐피탈 미래비전 포럼'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배희 기자 SheisH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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