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도 “인상 불가피”…메모리 부족에 스마트폰 불황 장기화
글로벌 모바일 시장, 9주 연속 역성장
AI 수요에 메모리 쏠려…업계 원가 부담
2026-06-18 15:35:53 2026-06-18 15:42:16
[뉴스토마토 안정훈 기자] 애플이 글로벌 메모리 공급 부족에 따른 원가 상승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제품 가격 인상을 사실상 공식화했습니다. 경쟁사들이 가격을 올릴 때도 방어적인 기조를 유지하던 애플까지 인상 대열에 합류한 것입니다. 인공지능(AI) 수요 급증으로 주요 부품인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스마트폰 업계 전반의 원가 부담도 장기화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8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의 애플 본사에서 열린 연례 세계 개발자 컨퍼런스(WWDC)에 참석해 관객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17일(현지시각) 오후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메모리 공급 부족에 따라 제품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예고했습니다. 그는 “안타깝게도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며 “공급업체들이 전가하는 비용 부담을 최대한 흡수하며, 고객들에게 여파가 미치지 않도록 버텼지만 이제 감당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했습니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칩플레이션(Chip+Inflation)의 영향이 애플로까지 확산한 결과로 해석됩니다. 당초 애플은 지난해 9월 아이폰17 기본형 모델(799달러), 올해 상반기 보급형 모델(아이폰17e·599달러) 등 경쟁사들이 단가를 올릴 때에도 제품 가격을 동결하며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지만, 결국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하게 됐습니다.
 
이처럼 메모리 가격 상승은 모바일 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은 최근 9주 연속 역성장했습니다. 브랜드별로는 애플(10%)과 중국 화웨이(23%)를 제외한 주요 업체 대다수가 전년 동기 대비 역성장을 기록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원가 상승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입니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LPDDR5X(모바일용 저전력 D램)의 평균판매가격(ASP)은 2분기 78~83% 오를 전망입니다. LPDDR5X는 AI 서버와 AI PC, 온디바이스 AI 기기 확산에 따라 수요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역시 지난 5일 방한 당시 “(엔비디아 AI 가속기 ‘베라 루빈’에) 많은 고대역폭메모리(HBM)와 LPDDR을 사용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습니다.
 
이에 따라 모바일 업계는 메모리발 원가 상승 부담을 낮추기 위해 제품 일정과 사양을 조정하는 등 비용 최적화에 나설 것으로 전망됩니다. 일례로 삼성전자의 경우 내년 출시 예정인 갤럭시S27에 중국 디스플레이업체 BOE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도입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만 전문가들은 메모리 슈퍼사이클이 2028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소비자가 납득할 수 있는 추가적인 서비스와 가치 제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황용식 세종대학교 교수는 “제조사들은 궁여지책으로 가격을 인상하겠지만, 소비자 역시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타사 제품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이들을 설득할 부가적인 가치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안정훈 기자 ajh760631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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