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창욱 기자] 올해 상반기 중동 전쟁 여파로 반짝 수익성 개선 효과를 누렸던 국내 석유화학업계의 하반기 실적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완화되고 휴전 협상 기대감까지 더해지면서 국제유가와 주요 석유화학 제품 가격 하락이 본격화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과거 비싼 가격에 들여온 원재료가 투입되는 시점에 제품 가격이 하락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되는 이른바 ‘역래깅’ 공포가 커지고 있습니다.
전남 여수에 위치한 여수산업단지 나프타분해시설(NCC). (사진=뉴시스)
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LG화학 석유화학 부문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가 평균치)는 약 1642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1분기 영업이익 1648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2분기에도 실적 호조가 이어질 전망입니다. 롯데케미칼도 2분기 영업익 컨센서스가 약 968억원으로 집계되며 흑자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앞서 1분기에는 735억원의 영업익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과거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한 원재료로 만든 제품이 중동 전쟁 여파로 비싸게 팔리는 ‘래깅’ 현상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기초 석유화학 제품인 에틸렌의 4월 평균 가격은 톤당 1378달러, 나프타 가격은 톤당 1063.14달러로 집계됐습니다. 이에 따른 에틸렌-나프타 스프레드는 톤당 314.86달러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4월 한때 스프레드가 톤당 500달러를 넘어서기도 했습니다.
에틸렌-나프타 스프레드는 에틸렌 판매 가격에서 원재료인 나프타 가격을 뺀 값으로, 석유화학업계의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로 꼽힙니다. 통상 스프레드 손익분기점은 톤당 200달러가량으로 평가됩니다.
하지만 지난달부터 에틸렌 가격이 본격적으로 낮아지면서 스프레드도 다시 축소되는 모습입니다.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이달 5일 기준 에틸렌 현물가격은 톤당 960달러, 나프타 현물가격은 톤당 811달러로 집계됐습니다. 이에 따른 스프레드는 149달러로, 손익분기점에서 50달러가량 밑돌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하반기부터 ‘역래깅’ 공포가 본격화될 전망입니다. 올해 3분기 LG화학 영업익 컨센서스는 214억원 흑자가 예상됩니다. LG화학은 국내 석유화학업계에서 가장 큰 사업 규모와 상대적으로 다변화된 제품 포트폴리오를 갖춘 만큼, 하반기 초반까지는 일부 수익성을 방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4분기에는 약 198억원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보입니다.
롯데케미칼의 경우 올해 3분기 영업손실 컨센서스는 440억원, 4분기는 386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증권사별로 적자전환 시점이 차이가 있지만, 하반기부터 석유화학 부문의 수익성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데에는 대체로 의견이 모이고 있습니다.
이에 업계에서도 하반기 추이를 예의 주시하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상반기 래깅 효과를 봤지만, 하반기부터는 반대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며 “수요 회복이 뚜렷하지 않은 상황에서 역래깅 부담까지 겹치면 수익성 압박이 있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다만 “종전이 곧바로 제품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닌 만큼, 역래깅 효과가 실제 실적에 반영되는 시점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박창욱 기자 pbtkd@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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