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한전-삼성전자, 7년 묵은 '전력망 정산금' 분쟁
삼성전자 서울 우면동 캠퍼스 전력망 공사비 30억 놓고 법정행
한전 "약정금 시효 남았다" vs 삼성 "17년 시효 소멸" 팽팽
2026-03-20 14:49:28 2026-03-22 18:34:49
[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삼성전자 서울 R&D 캠퍼스에서 7년째 매듭짓지 못한 ‘전력망 공사비 청구’ 분쟁이 법정으로 이어졌습니다. 한국전력공사(한전)가 삼성전자를 상대로 캠퍼스 구축 과정에서 발생한 전력망 공사비 약 29억7900만원을 돌려달라며 소송을 제기한 것입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한전은 삼성전자를 상대로 약 29억7900만원 규모의 약정금 청구 소송을 제기해 심리 중입니다. 이번 분쟁의 발단은 서울 서초구 우면동 소재 '삼성전자 서울R&D 캠퍼스'의 전력 공급 안정화를 위한 인프라 공사입니다. 당시 삼성은 전력망의 조속한 연결이 필요했습니다. 한전 측은 "삼성이 너무 급하다고 요청해 선로를 특별히 연결해 준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발생한 공법 변경 비용(세미쉴드) 등 시설 부담금의 정당성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는 2017년 1월경 이미 최종 정산 금액 청구가 가능했던 시점을 지났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공사대금 채권의 단기소멸시효인 3년이 지났다는 주장입니다. 이에 대해 한전은 단순 공사대금이 아닌 약정금으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준공 이후 정산하기로 한 약관이 있고, 실제 완공은 추가 공사로 인해 2018년 11월에야 이뤄졌다"며 시효가 아직 살아있음을 주장합니다.
 
당시 시공을 수행한 삼성물산의 역할은 이번 소송의 향방을 가를 핵심 변수입니다. 도심지 공사의 특수성 때문에 발생한 공법 변경 비용이 발주처인 삼성전자의 요청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시공 과정상의 판단이었는지를 놓고 양측의 책임 공방이 치열합니다. 재판부는 특히 "당시 정산 합의를 진행한 실무진이 삼성전자를 대리할 적법한 권한이 있었는지"를 집중적으로 살피고 있습니다. 한전은 “추가 공사로 정산 시점이 지연됐다”고 주장합니다. 반면, 삼성은 “공사가 거의 끝난 상태에서 공법을 변경한 것은 한전의 과실”이라고 반박하고 있습니다.
 
만약 한전이 승소할 경우, 향후 도심지 내 대형 빌딩이나 연구소 건립 시 발생하는 고난도 공법 비용은 고스란히 기업의 부담(수용자 부담 원칙)으로 굳어지게 됩니다. 반대로 삼성전자가 승소할 경우 한전은 도심지 인프라 구축 시 발생하는 우발 비용을 스스로 감내해야 하는 재무적 부담을 안게 됩니다.
 
한편, 한전의 2025년 별도 재무제표에 따르면, 현재 회수하지 못한 '미청구 공사' 잔액은 3515억원에 달합니다. 회사는 지난해 판관비 내 소송 등기비를 72억원까지 늘리며 전방위적인 채권 회수에 나서고 있습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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